'아이 캔 스피크' 영화 리뷰, "아픈 건 난데 네가 왜 울어…" 아픔을 나눈다는 건...

이미지
 지나고 나서 줄거리를 다 말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그래서 늦게 리뷰에 올리는 영화가 바로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 2017)'다.  누군가의 아픔을 같이 한다는 거, 그런데, 아픔을 느끼는 사람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마음 아파할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나는 그렇게 누군가의 아픔을 나눈 적이 있었는가 돌아보게 되는 영화. 바로 '아이 캔 스피크'다.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로 불리는 옥분(나문희 분) 할머니. 그녀는 새로 발령받아 구청으로 온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에게 자신의 수많은 민원을 접수한다. 원칙대로 민원 접수를 해야 한다며 서류를 요청하는 민재에게 그 규칙을 지키면서 다량의 서류를 작성해서 들고 온 옥분 할머니.  이렇게 서로 옥신각신 하던 옥분 할머니와 민재. "외로워서 그래..." 할머니가 민원을 제기하는 이유가 외로움 때문인줄 생각할 때쯤 영어 공부를 하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보고 영어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며 민원을 잠시 멈추겠다고 옥분 할머니. 민재는 할버니의 제안을 받아드리고, 우여곡절 끝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영어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을 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관계가 되어가던 중 옥분이 영어 공부를 하려는 이유를 알게 된 민재는 옥분을 더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 위안부였던 옥분 할머니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자 했던 것이다. 미국에 입양된 동생과의 대화를 위해서라기 보다 위안부의 사실을 알리는 것이 영어를 배우는 최종 목표였다.  결국 영어를 배워 위안부에 대한 실체를 말하게 되는 옥분할머니.. 이 영화가 담은 깊은 의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부분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지만, 난 마지막에 같이 지내던 ...

'카3: 새로운 도전' 영화 리뷰 | 은퇴할 때는 과연 언제일까?

이미지
과연 은퇴할 때는 언제인가? 영화 '카3: 새로운 도전 (Cars 3, 2017)'을 보면서 그 고민을 한번 해봤다.  전세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던 레이싱계의 전설 ‘맥퀸’은 어느 날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톰’이 화려하게 데뷔를 하는 것을 목격하고, 경기 도중 무리를 하다 치명적 부상까지 입는다.  절망에 빠져있던 맥퀸에게 실력파 트레이너 ‘크루즈’가 나타나 도움을 주고자 하지만, 맥퀸은 크루즈의 훈련이 맘에 들지않는다. 그렇지만, 맥퀸을 위해 애쓰는 크루즈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되는 맥퀸.  그리고, 크루즈가 레이싱을 하고 싶어했던 꿈을 알게 되면서 맥퀸은 오히려 크루즈를 돕게 된다.  크루즈는  어릴 때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꿈을 크게 갖지마, 꿈은 작게 가져." 가족들은 크루즈가 꿈을 가지고 실망할까 봐 꿈을 작게 가지라고 했던 말이었다. 그런데, 실망할게 두려워서 꿈을 갖지 않는 것은 죽을까봐 살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맥퀸은 말한다.  "못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 이렇게 말하는 맥퀸을 보면서 크루즈는 "나도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한다.  맥퀸을 키워줬던 허드슨은 은퇴를 할 때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허드슨은 맥퀸과 함께 레이싱을 하는 걸 인생 최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레이싱의 우승이 인생 최고가 아니라...  결국 맥퀸도 성장한 크루즈를 보면서 은퇴할 생각을 하게 된다. 후배를 성장시키는 선배로서 자리를 잡으면서 말이다.  은퇴할 때를 알고 싶다면, 후배들을 보면 된다. 후배들이 얼마나 성장했나,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면 자신의 실력도 알게 되니까, 자신의 은퇴를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을 받아들이자. 나이를 받아들이자.  어떤 영역에서 은퇴를 생각할 때 우리의 후배들을 보고 그들이 이어갈 것이라는 것을 믿자. 그들이 조금 어리숙하고 미숙해...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 리뷰 | 가상세계보다 현실세계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미지
가상세계는 어떨까? 그냥 누군가 사는 곳이 아니라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살아가는 가상세계... 그런 세상을 꿈꿨다면 그런 가상세계는 이렇게 보여질 것이다 보여주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또 한번 일을 낼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지금 영화를 보고 나서 약 2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가상세계의 잔상이 머리에 남아 있다. ET와 인디아나존스를 만들어낸 감독이니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기가 쉬운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너무 멋진 영화다. IMAX로 봐서 눈앞에 가상세계가 잡힐 것만 같았다. 이런 게임있으면 금방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난 번 영화 예고편만 보고 썼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한 포스트는 영화의 감동을 다 전하기 어려운 것도 같다.  가상세계인 '오아시스'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현실의 사람들. 빈민촌에 살거나 좀더 부유한 곳에 사는 누구도 가상세계에서는 다양한 모습을 꾸미며 살아간다. 그런 속에 창립자가 죽으면서 남긴 '오아시스'의 열쇠 3개를 찾아 이스터에그를 찾으면 5천억달러와 가상세계 오아시스를 넘겨준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거대 기업 'IOI'가 오아시스를 차지하기 위한 음모까지 담고 있는 영화.  영화의 배경은 2045년. 지금으로 부터 27년 뒤에는 정말 그런 세계가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들게 하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세계의 화려함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오아시스 창립자의 이야기를 풀어주면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가상현실을 만들었던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하나 열쇠를 찾아간다.  현실을 무시하고 가상세계에만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우리 모두 할 때쯤, 그래도 가상현실이 주는 삶의 기쁨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하는 영...

'퍼시픽 림: 업라이징' 영화 리뷰 | 언제 올지 모르는 적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이미지
 무언가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기다림 같은 것이다. 무엇보다 언제 올지 모르는 순간을 준비하는 것은 더더욱 기다림의 시간이고,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쉽지 않은 기다림의 준비를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Pacific Rim: Uprising, 2018)'이다.  외계 괴물이 전 세계를 초토화시켰던 전쟁 이후, 예거 부품을 팔아서 살아가던 제이크(존 보예가 분). 그와는 반대로 예거와 비슷한? 로봇을 만들며 적이 올지 모른다고 준비하고 있떤 꼬마소녀 아마라 나마니(케일리 스패니 분). 그러던 차에 지구 종말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  더 강력하게 진화한 적들은 로봇 뿐 아니라 인간도 장악하면서 공격을 시작한다. 그들의 공격이 인류의 재앙을 불러오고 최정예 파일럿과 업그레이드 된 거대 로봇 ‘예거’ 군단은 사상 최대의 반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적의 등장으로 인류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적들의 반격이 극적으로 시작되는 영화의 중반,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당황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데, 어떻게 할지 같이 걱정하게 되었다.  "난 누가 구해주길  기다리지 만은 않겠어" 꼬마 소녀 아마라 나마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누가 구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적이 오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하는 말... 그녀가 만든 로봇의 매력이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장면은 정말 짜릿했다.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Pacific Rim: Uprising, 2018)'은 예거 로봇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 화려한 액션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등장한다. 로봇의 싸움도 결국 사람의 뇌와 연결되서 진행되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로봇을 움직이는 데, 2명이 함께 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두명의 뇌파가 잘 맞아서 로봇과 하나가 되어야 로봇이 자신의 몸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고도의 ...

'몬태나' 영화 리뷰 | 적이 친구로, 친구가 적이 되기도 하는 우리 인생의 여정

이미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이것은 명확한 진리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대로 되어도 그게 어쩌면 더 나은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바로 크리스찬 베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몬태나(Hostiles, 2017)'이다.  자신의 친구들이 인디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봤던 조셉 블로커 대위(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Bale)는 죽이고 싶을 만큼 원수로 생각하는, 병이 들어 오래 살지 못하는 추장(웨스 스투디 Wes Studi)을 고향인 몬태나로 호송하는 일을 맡게 된다.  호송길에서 잔인한 인디언 부족을 만나 동행하던 훈련병을 잃기도 하고, 호송 과정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잃은 부인(로자먼드 파이크 Rosamund Pike)을 만나기도 하고, 중간 기지를 지나면서 군사재판에 넘겨질 군인을 호송하는 일까지 맡게 되면서 대위는 동료를 잃기도 하고 또 다른 동료와 길을 같이 가기도 한다.  땅을 차지하기 위해, 땅을 정복하기 위해 현지의 부족들을 몰아내면서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던 당시의 상황 속에서 대위는 인디언에게 적대적 감정을 갖고 있다. 친한 동료를 죽인 것도 인디언이고, 자신이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도 인디언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송길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원수처럼 생각했던 인디언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과거 자신의 병사이며 동료였던 군인이 자신의 그룹을 해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면서 대위는 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다.  함께 호송길을 가던 병사들이 주고 받은 말이 기억난다. 전쟁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죽였던 이들의 대화다.  "사람을 죽이는 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익숙해질까 봐 무섭다. " ...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걸 보는 건 익숙해졌는데, 내 동료가 죽는 걸 보는 건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생...

'바람의 파이터' 영화 리뷰 | 내 생애 마지막 싸움

이미지
 “최선을 다했습니다”라는 말을 싫어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번 싸움에 나가기 전 몸을 씻으면서 “이번이 내 생애 마지막 싸움이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에게 최선이란 있지 않고, 목숨을 다 바치는 싸움만 있었습니다. “나는 싸우는 것이 두렵다. 맞는 것, 지는 것이 두렵다. 죽는 것보다 싸우다 불구나 폐인으로 남을까 두렵다. 싸우기 전에 바람처럼 불고 있는 이 공포가 두렵다” 라고 말했던 그. 그러나 그는 싸우러 나갈 때마다 스스로 목숨을 걸고 이런 두려움을 이기고 싸우러 나갔습니다. 그는 바로 ‘세계 무도계에 거인’ 최배달입니다. 고우영의 '대야망', 방학기의 '바람의 파이터'의 주인공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최배달은 파일럿이 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간 후 공수도를 접하며 무도가의 길에 전념합니다. 그리하여 극진 공수도를 창설하고 수많은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 무도계를 평정하고, 세계로 무도 여행을 다니면 실전 경험을 쌓아 전설의 파이터로 거듭납니다. 무협소설이나 무협 영화의 많은 내용이 뒷골목의 깡패를 무찌르기 위해 부모 혹은 사랑하는 이의 목숨을 앗아간 자에게 원수를 갚기 위해 등의 이유들로 주인공이 무술을 배우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영화 ‘바람의 파이터(Fighter In The Wind,2004)’에서 그런 자잘한 이유가 최배달의 무술을 연마하게 되는 요인이 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 자리 잡지는 않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승을 죽인 자에게 원수를 갚거나, 사랑하는 여인을 괴롭히는 자들을 처리하는 것은 그에게 단지 무술을 연마하고 난 자신을 테스트 해보기 위한 과정일 뿐이였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많은 치욕적인 일들은 그런 것들은 그가 자신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힘을 키우기 위한 과정에 속할 뿐이였습니다. 그는 강자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에게 강자란 단지 ‘자신이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일뿐 이였다고 했습니다. 열혈강호에서 주인공 한비광이 무술도 제대로 안배웠는데, ...

'어댑테이션' 영화 리뷰 | 지금 어떤 열정을 가지고 갈망하는 것이 있는가?

이미지
무엇인가에 열정을 가지고 수집하거나 찾는 사람들은 그 수집하고 찾는 대상보다 찾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자신의 모습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어렵게 찾고 얻게 되는 것일수록 찾는 과정에서 그 대상에 열정을 쏟을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쉽게 얻어지는 것이라면, 열정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숨을 쉬거나 먹거나 하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는 열정을 보이지 않게 때문이다. 영화 ‘어뎁테이션(Adaptation, 2002)’에서는 열정을 가진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유령 난초를 찾아다니는 탐험가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 Chris Cooper)와 ‘존 말코비치되기’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 Nicolas Cage). 그리고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 그 둘 사이에 끼어있는 뉴요커의 여기자 수잔 올리언(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난초를 찾아다니는 존을 취재하는 수잔은 그의 난초에 대한 열정에 감명을 받는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 열정을 갖고 있는 존을 동경한다. 한편, ‘난초도둑’이란 수잔의 책을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찰리. 그는 완벽한 각본을 위해 고심한다. 그러면서 알게 된 수잔과 존의 관계로 각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열정에 휩싸이게 된다. 자신의 열정이 난초를 찾는 것이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처럼 자신을 위한 것인지, 단지 다른 사람의 열정을 갈망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위한 열정은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열정이 변할 경우 자신의 열정도 소멸될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러나, 자신을 위한 열정은 자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 자신 스스로의 의지가 변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게 된다. 지금 나는 어떤 것에 열정을 가지고 갈망하고 있나? 영화 '어댑테이션(Adaptation, 2002)'를 보고 나서 실제의 난초를 갈망하는 사람이 나오는 ‘난초도둑’이란 책을 읽고 싶어졌다. #Adaptation 

'28일 후' 영화 리뷰 | 여행객으로 번화하지 않은 런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영화

이미지
 인간은 생존하려는 강한 본능이 있다. 주변의 것들로 인해 자신의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면, 인간은 처참하게 폭력을 휘두르고 살생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어떻게 살아 남느냐의 문제가 직면하면, 어떤 인간이 더 착하고 악하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서 현재의 동료와 함께 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생존을 위한 고민으로 탈바꿈한다. 영화 '28일 후...(28 Days Later..., 2002)'를 보면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실험실 안, 전쟁과 폭동 등 인간들이 벌이는 잔혹한 장면들이 여러 대의 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그것 앞에 묶여있는 실험용 침팬지들. ‘분노’라는 불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인 것을 모르고, 몰래 실험실에 잠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연구원의 경고도 무시한 채 침팬지를 풀어주다가 침팬지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28일 후… 한 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의식을 읽었던 짐(실리언 머피 Cillian Murphy)이 깨어난다. 그러나 병원과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많은 장소를 다녀봐도 아무도 없고, ‘종말이 왔다’, ‘대피하라’ 등의 경고성 문구들만 남아 있다. 거리를 헤매던 짐은 성당에서 쌓여있는 시체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눈이 피빛으로 물들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신부와 죽은 듯 쌓여있던 시체들 중 여러 명이 갑자기 일어나서 그를 공격하려 하는 모습에 무작정 도망친다.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짐을 도와주는 셀레나(나오미 해리스 Naomie Harris)과 마크(노아 헌틀러 분)를 만난다. 그들로부터 짐이 잠들어 있던 28일 동안 일어난 끔찍한 상황을 듣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대피조차 못하고 처참하게 죽어간 사실과 살아있는 감염자들은 감염되지 않은 인간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인가? 감독 대니 보일 Danny Boyle은 폐허가 된 삶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나 괴로움을 번화하기만 한 런던이 아닌 폐허가 되어버린 런던으로 표현한다...

'007 언리미티드' 영화 리뷰 제임스 본드 본드 걸과 함께 하는 국제적인 장소들

이미지
스파이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영화 중에 가장 오래되며 최고의 시리즈를 자랑하는 영화가 있다.  남자 배우라면 한번쯤 해보고 싶고, 하면 바로 스타덤에 오르는 ‘제임스 본드’와 그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면 당대 최고의 미인 여배우임을 확인 받을 수 있는 ‘본드 걸’로 이루어진 영화. 영화 내내 배우들이 전세계를 활보하고 다녀, 영화를 보고 나면 세계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  바로 영화 ‘ 007 ’이다.  ‘007’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007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 1999). 이유라면, 어릴 때 데뷔해 미모로 영화계를 장악하고 있는 프랑스의 미녀 배우 소피마르소가 등장했다는 단지 그 이유 때문이다. 미인의 신비스러운 만큼 신비한 배경들이 나왔던 영화 속 여행을 시작해보자.  타이틀이 나오기 전의 액션 장면에서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는 시가지를 가로지르며 스위스 은행으로 걸어간다. 그 거리 뒤쪽에는 동물 모양의 조형이 보이고, 그 뒤로는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은색의 조형물이 보인다. 그곳은 바로 미술의 도시 스페인의 빌바오, 네르비온강 옆의 구겐하임 갤러리 거리다. 빌바오는 유럽의 도시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자랑하며 관광객을 모을 때 그들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을 그곳에 세우면서 공업도시에서 미술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5분 정도 영화의 시작부분에 잠시 나오는 빌바오지만, 미술의 도시임을 표현하는 조형들은 영화를 보여주는 것인지 도시를 소개하는 것인지 모르게 인상적이다.  ‘007’시리즈의 또 하나 공통점은 항상 유럽이나 기타 지역에서 정보를 얻어 런던에 와서 다시 한번 정보를 확인하고, 구출 작전이든, 추격 작전이든 작업을 시작한다.  그래서 매번 ‘007’시리즈를 볼 때 마다 템즈강과 런던 시내를 배경으로 추격을 하든, 다리를 건너 사람을 만나든지 하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007’은 영국 관광객 유치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영...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영화 리뷰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좋을 베니스

이미지
신혼여행으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20대 후반을 넘어서면 누구나 받아봤을 만한 질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과연 어디일까? 예전에 개봉했던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just married, 2003 )'의 영화 속 명 장소들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곳을 떠올리지 않을까?!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남성미 넘치는 톰(애쉬튼 거처)과 엄청난 부잣집에서 공주처럼 자란 예비 작가 새라(브리트니 머피)는 해변에서 첫눈에 반해 급속히 사랑에 빠져들고, 새라의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알아가기도 전에 성급히 결혼을 결정한다.  결혼 후 떠난 신혼 여행지, 이곳이 두 사람에게는 원수보다 더한 사이로 변하게 하는 곳이지만, 배경은 영화 속 내용과 상관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곳으로 바로 달려 가보고 싶게 하는 장소이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 베네치아, 연인들이 가기만 하면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 질 것만 같은 그곳. 그러나 톰과 새라에겐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곳이 아니라 비참하게 그들의 사랑이 깨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곳일 뿐이다. 그러나 관객은 그들의 사랑이 깨지건 말건 단지 그 멋진 배경을 본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  그들이 처음 도착하는 곳은 눈 덮인 코티나 산맥이다. 그 광활하고 거대한 산맥을 배경으로 소형차를 타고 가는 연인의 모습은 뭔가 언발란스한 웃음을 자아낸다. ‘보고 싶은 건 배우들의 얼굴이 아닌데…’ 하고 좀더 배경을 보고 싶다고 생각될 때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듯 그들은 차를 세우고 잠시 차 밖으로 나온다. 그들이 지금 왜 멈췄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눈에 들어오는 건 그들 뒤로 펼쳐지는 눈으로 덮여있는 코티나 산맥이다. 그 순간 우린 스크린 속의 장엄한 장면에 들어가 서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들이 첫날을 보내야하는 캄포 투레스 언덕의 고성. 그들은 신비스런 고성에서도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지만, 고성을 보는 관객은 그저 ‘저기 가서 하룻밤 묵어봤으면…’ 하...